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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인사 시즌의 개막… 바빠진 퇴직자 재취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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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3-03-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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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헤드헌팅 업체의 한국지사장인 A 씨에게 최근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평소 알고 지내던 대기업 임원 B 씨였다. 내년 초부터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지금부터라도 찾아봐 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A 씨는 “일부 대기업들은 재계약 대상이 아닌 임원들에게 간접적으로 언질을 주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 경영 상황이 나빠져 올해는 특히 많은 임원들이 회사를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대기업 인사 시즌이 막을 올렸다. 주요 그룹 중에는 한화가 12일 ㈜한화를 포함한 7개 계열사의 임원 승진인사를 내면서 일찌감치 첫 테이프를 끊었다. 24일에는 CJ가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도 11, 12월 인사를 앞두고 인선 작업에 한창이다. 누군가는 승진의 기쁨을 맛보지만, 다른 누군가는 회사에서 짐을 싸야 한다. 올해는 유독 인사 칼바람이 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반기 실적도 실적이거니와 내년 전망이 워낙 불투명해서다.
     

    쏟아져 나올 퇴직자들 중 상당수는 재취업에 도전하게 된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이들이다. 1∼2년씩 기존 회사에서 자문역이나 고문으로 예우를 받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다시 능력을 펼치는 것만큼 좋은 선택지는 없다. 크고 작은 헤드헌팅 업체들에 B 씨처럼 다음 스텝에 대한 요청이 쏟아지는 이유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도 보통 2.5 대 1 정도였던 경영자문단 경쟁률이 올해는 훌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 퇴직 임원 출신들로 구성된 경영자문단은 중소기업들의 애로점에 대한 ‘원 포인트 레슨’ 역할을 한다. 보수는 따로 없다. 대기업 인사 시즌이 끝나는 연말이면 대기업 임원 출신 20∼30명씩을 모집해 약 200명 규모를 유지한다. 지원자들 중에는 재취업 때까지 ‘현장감’을 잃지 않으려 찾아온 이들이 있다. 협력센터의 박철한 소장은 “자문단으로 활동하다 해당 중소기업이나 소개를 받은 주변의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전했다.

    재취업 시장에서도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구직자와 구인기업 간 시각은 청년 채용 시장보다 오히려 더 격차가 크다. 퇴직 임원들의 경우 일자리를 구하면서 보통 ‘직전 연봉의 70∼80% 선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고 마음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연봉에서 70∼80%가 깎이는 냉정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A 씨는 “퇴직한 대기업 임원이 비슷한 수준의 다른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극소수”라며 “결국 훨씬 작은 기업에, 그마저도 파트타임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대기업에서 치열하게 쌓아온 퇴직 임원들의 노하우는 개인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자산이다. 그 자산은 대부분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 퇴직 임원들이 재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의 시작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어떤 상황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찾아낼 수 있는 발상의 전환 역시 어려움을 이겨낼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동아일보|오피니언 

    [광화문에서/김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