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용어 상식] 밸리데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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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우리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먹고, 바르고, 몸에 직접 투여하는 물질입니다. 건강과 직결된 만큼 우수한 품질이 중요한데요. 그 품질은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또 ‘우수하다’는 판단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이 궁금증 해소를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개념인 ‘밸리데이션(Validation)’. 이번 <제약산업 용어 상식>에서는 밸리데이션의 정확한 뜻과 종류를 알려드립니다!
밸리데이션은 무엇일까?
‘밸리데이션’이란, 의약품의 제조 공정, 설비·장비·기기, 시험방법, 컴퓨터 시스템 등이 미리 설정돼 있는 판정 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하는지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입니다.
즉, 의약품의 품질, 안정성, 유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인데요. 전기, 스팀, 물 등 의약품 제조 공장의 유틸리티도 밸리데이션 대상입니다. 한 마디로 의약품 제조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 필요한 거죠.
밸리데이션은 의약품뿐만 아니라 식품처럼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필수인 분야에서 실시됩니다. 제품이 의도된 품질 규격에 ‘적합’하도록, ‘일관’되게 제조되는 것을, ‘증명’하는 게 핵심이죠. 이를 위해 방대한 양의 문서 작업이 필요하고, 내용 또한 복잡합니다. 이런 작업을 왜 해야 하는 걸까요? 바로 ‘GMP’ 때문입니다.
의약품 제조 전 필수 절차! ‘GMP 인증’
의약품은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리 기준을 규정한 것이 GMP입니다. GMP는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줄임말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우수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공장에서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포장, 출하 등 모든 과정에 필요한 관리 기준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GMP 제도는 언제 생겼을까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63년 처음으로 GMP를 제정·공표했고,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에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77년 도입했으며, 1995년 의무화했습니다.
각국의 규제기관과 국제기구는 자체적으로 GMP 가이드라인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의약품 등록에 불이익을 주는데요. 의약품을 제조해 판매하려면 반드시 이 GMP 인증을 받아야 하는 거죠. 이때, GMP 승인을 받기 위한 필수자료 중 하나가 밸리데이션 데이터입니다.
GMP 인증을 받아 의약품이 출시된 후에도 밸리데이션 데이터를 검토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의약품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견됐거나, 제조소의 시설 또는 공정이 제품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변경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제조 과정이 모두 기록돼 있어야 부작용의 원인을 찾고, 제품의 품질도 유지할 수 있겠죠. 그렇기에 밸리데이션은 아주 꼼꼼하고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밸리데이션의 종류는?
밸리데이션은 실시하는 대상에 따라 크게 5가지 ▲ 공정 밸리데이션 ▲시험방법 밸리데이션 ▲ 세척 밸리데이션 ▲ 제조지원설비 밸리데이션 ▲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 로 나뉩니다.
① 공정 밸리데이션
공정 밸리데이션은 의약품 ‘제조공정’이 미리 설정된 기준과 품질 특성에 맞는 제품을 일관되게 제조한다는 점을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입니다. 공정 밸리데이션을 수행하려면 이에 앞서 주요 기계, 설비, 지원시스템에 대한 적격성 평가*가 완료돼야 하는데요. 적격성 평가는 설비 장비에 대해 단계별로 이뤄지며, 공정 밸리데이션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적격성 평가: 설비 또는 기계장치가 설계한 대로 제작·설치되고, 목적한 대로 작동돼 원하는 결과가 얻어진다는 것을 증명 및 문서화하는 작업.
② 시험방법 밸리데이션
시험방법 밸리데이션은 의약품의 품질관리를 위한 시험방법의 타당성을 미리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입니다. 완결성, 정확성, 신뢰성 측면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와 정보를 신중하게 품목별로 평가해야 합니다.
③ 세척 밸리데이션
세척 밸리데이션은 기계 및 설비 등의 제품 잔류물, 세척제 등이 적절하게 세척됐는지를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입니다. 이때, 잔류물이나 오염물질을 검출할 수 있을 정도의 민감도를 지닌 ‘검증된’ 시험방법을 사용해야 하며, 품목별로 실시합니다.
④ 제조지원설비 밸리데이션
제조지원설비 밸리데이션이란 의약품 제조를 지원하는 시스템에 대해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으로, 기계·설비별로 실시해야 합니다. 제조용수 공급 시스템, 공기조화장치 시스템 등 모든 제조지원설비가 포함되는데요. 이에 대해 미리 적격성 평가를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⑤ 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
컴퓨터시스템 밸리데이션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업무에 사용되는 모든 컴퓨터화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며, 해당 시스템이 정해진 기준에 맞게 자료를 처리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활동입니다.
밸리데이션은 언제 실시해야 할까?
그렇다면 밸리데이션은 구체적으로 언제 실시해야 할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완제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가이던스(2021.06)’에서 4가지의 상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될 경우 미리 수립된 밸리데이션 계획서에 따라 밸리데이션을 실시해야 한다는 거죠.
첫 번째는 새로운 품목의 의약품을 처음 제조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의약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기계·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세 번째는 의약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제조공정을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제조환경을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밸리데이션을 수행한 뒤에는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해 보관해야 합니다. 또, 밸리데이션 실시 결과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한 뒤, 이 역시 기록 및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