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때 고려해야 하는 필수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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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직준비
신입으로 지원했다면 ‘돈 많이 주고 인지도 높은 회사’, ‘지금은 작지만 함께 키워나갈 수 있는 성장 가능성 높은 회사’처럼 규모나 연봉, 성장가능성을 가장 중시하며 회사를 선택하겠지만 경력직은 이보다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 요소가 있다. 바로, 직무 연관성이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직무를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회사여야 경력직으로써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고 연봉은 자연스럽게 상승하며 앞으로의 이직, 창업과 같은 또 다른 도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력으로 이직을 하는 경로는 스카웃 제의, 헤드헌팅, 채용지원이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내가 원하는 회사로부터 받는 스카웃 제의이겠지만 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부분 가고 싶은 회사 채용공고에 지원하거나 구직 플랫폼에 이력서를 올려 헤드헌팅을 통해 이직한다.
헤드헌팅은 위에서 말한 직무 연관성을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이직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채용을 공고한 기업에게 적합한 자원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개념이다. 이 때 적합한 자원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구직 플랫폼에 올린 자기소개서뿐이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업데이트가 매우 중요하다. 주로 구직 플랫폼에 올라온 포트폴리오, 경험 기술서, 자격증 등을 보고 연락이 오는데 자신에게 문자나 메일로 연락이 왔다는 것은 해당 직무에 적합하고 이미 서류 합격할 자질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지원 시 면접을 보러 갈 일정과 회사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고 헤드헌팅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반면, 반드시 헤드헌팅이 제안한 회사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가 원하는 규모와 직무를 요청하여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연봉은 헤드헌팅과 협의를 하는 것이 아니므로 면접을 보는 기업 인사담당자와 이야기해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다소 수동적인 헤드헌팅과 다르게 채용지원은 내가 원하는 기업, 직무, 회사 위치 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높을 수 있고 나와의 적합성, 회사가 내건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여된다. 일반적으로 그만두고 재취업을 알아보는 것보다는 일을 계속 하면서 준비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흔히 선택할 수 있는 경로는 아니다.
만약, 채용지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취업하기 전의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돌아올 회사가 있다고 적당히 하다간 시간낭비가 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스카웃 제의는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얼마나 회사생활을 잘 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경로이다. 함께 일했던 동료 또는 협업했던 회사의 담당자를 통해서 제의가 오는 경우가 다수이며 타 기업과 교류가 많은 마케팅, 데이터 분석, 컨설팅 등의 직종에서 더 많은 제안을 받게 된다. 나는 전 팀장님의 추천으로 이직 제의가 왔는데 함께 일할 때 분위기나 공유해 준 경험들이 비전공자인 내가 자리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고민 끝에 해당 기업을 가기로 결정하였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스카웃 제의란 누군가의 추천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 하거나 트러블을 발생시킬 경우 추천해 준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평화로운 회사생활을 위해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
2. 연봉협상
내가 경험한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헤드헌팅으로 알게 된 이 회사는 나름 강소기업이지만 원래 다니고 있던 회사보다 규모가 작고 회사위치도 애매했다. 이미 2곳의 합격통보를 받고 어디를 갈지 결정한 나는 면접을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2번의 면접에 참여했다. 이 곳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합격통보를 받을 수 있었지만 내가 요구했던 희망연봉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했고 나는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이 회사에서 정해준 합류여부 통보마감일을 기다렸다. 그런데 마감 하루 전날 회사 대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대표는 내게 고민하고 있는 이유를 물으며 회사에 합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되도 안 되도 상관없던 나였기에 솔직하게 연봉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 답하니 잠시 기다려보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고 5시간이 흘러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내 희망연봉을 맞춰주겠다는 전화였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제시한 금액이 가장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아쉬웠지만 가기로 한 회사가 스카웃 제의를 수락한 곳이었기에 추천해 준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기분 좋은 기억으로만 간직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최대한 선택을 미루라는 것과 희망연봉을 높게 부르라는 것이다. 내가 받고 있는 연봉수준이 해당 분야의 어디쯤 속하는지 가고자 하는 기업에서 내 경력에 해당하는 연봉 테이블의 최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굳이 낮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동대문에서 옷을 살 때도 판매금액이 30,000원이고 내가 25,000원에 사고 싶다면 못 해도 20,000원을 불러야 협상을 거쳐 비슷한 금액에 살 수 있다. 하물며 적게는 몇 백, 많게는 천 단위 차이가 나는 연봉협상에서는 어떨까. 나 또한 이런 생각을 이직 전에 할 수 있었다면 어쩌면 스카웃 제의를 받은 곳에서의 연봉도 올릴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나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정보 수집과 다소 융통성 없는(?) 인상률을 요구해보자.
3. 퇴사 및 입사준비
이제 내가 소속된 회사는 2곳이다. 퇴사할 회사와 입사할 회사. 책임감을 위해서라도 퇴사할 회사에서는 인수인계를 잘 마무리하고 나와야 하고 입사할 회사는 당연히 첫인상을 좋게 주기 위해 요청하는 것들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일단 퇴사 의사를 밝힌 회사는 그 때부터 인수인계 때문에 엄청 바빠지거나 외부인과 같은 취급을 받아 아주 한가한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인수인계로 바쁘다는 것은 그만큼 담당해서 하던 일이 많다는 것이고 인수인계만 잘 하고 나가면 이 후 이 회사 사람들로 인해 스카웃 제의를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한가해진 사람이라면 앞으로 입사하는 회사에서의 직무를 파악하여 이에 맞는 능력을 배양해야 할 때다. 자격증보다는 실무에 필요한 툴을 배우는 것에 초점을 두고 숙달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물론 전자가 더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인수인계로 인해 충분한 리프레시를 하지 못 하고 촉박하게 입사할 경우 다소 스트레스를 받으며 처음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내가 없어도 회사는 어떻게든 굴러가고 나는 내 미래를 위해 더 나은 행동을 해야 한다.
합격소식을 전달한 회사는 수 일 내로 합류날짜를 알려달라고 연락이 온다. 이 때 회사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오는 것을 요구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최대한 일정을 미루는 것이 좋다. 나는 1월 말 또는 2월 초에 퇴사를 할 것이라 전달받았지만 이직하는 회사 입사를 3월 초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나는 2월 한 달 동안 여유가 생겼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합격한 다른 회사들은 모두 2월 중순에 입사하기를 원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미 나는 일을 하고 있었어야 한다. 단, 입사 날은 미뤄도 인사담당자로부터 오는 연락, 제출서류 등의 커뮤니케이션은 누구보다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인사담당자는 팀장을 비롯하여 대표와 이야기를 자주 하는 사람으로 잘 보일수록 이득을 취할 수 있다.